대한민국은 과연 국민이 주인인 나라인가? - 헌법은 노동자에게 어떤 의미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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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건수
지난 7월 17일은 제76주년 제헌절이었다. 제헌절의 의미를 따지기 이전에 사람들이 먼저 관심을 가진 것은 ‘왜 제헌절은 5대 국경일의 하나이면서 공휴일이 아닐까?’ 하는 문제일 것이다. 그 이유는 주5일제(주 40시간 근무제)가 시행되자, 휴일 수가 너무 많다면서 반발한 기업들을 달래기 위해 정부가 2008년부터 공휴일에서 제외했기 때문이다. 이처럼 노동자에게 제헌절은 휴식권도 보장 안 되는 날로 먼저 다가온다.
노동자 서민의 나라는 어디에 있는가? 76년 전 제헌헌법 당시에는 노동자 이익균점권을 두었으며, 사회정의와 국민경제를 위해 개인의 경제상 자유를 제한 등 이른바 가진 자들의 '갑질'을 제한하고, 일하는 사람들에게도 이익이 골고루 돌아가는 사회를 만들기 위한 가치를 헌법으로 보장했다. 그러나 오늘날 대한민국의 노동자는 세계 최장의 노동시간과 최악의 산재사망에 시달리고, 중소상공인은 재벌과 부동산투기꾼들의 온갖 '갑질'에 시달리며, 청년들은 비정규직을 전전하다가 이제는 인간사회의 가장 기본적인 욕구인 혼인조차 포기하는, 그야말로 '헬조선'이 되었다. 제헌헌법 이후 76년 동안 빈익빈 부익부, 기득권 정치는 더욱 심화된 것이다.
현행 헌법은 역사상 최악의 유신헌법을 극복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그러나 87년 직선제 개헌으로 시작된 현행 헌법체제는 형식적 민주주의를 성취한 것에 불과하며, 국민의힘과 민주당이라는 두 기득권 집단끼리의 정권교체가 가능하게 된 것 이외에는 달라진 것이 없다. 국민은 제쳐놓고 소수 기득권자가 권력을 서로 돌아가며 차지하는 정치체제에 불과하다. 87년 이후 민주당의 주도로 민주화가 된 이후 대한민국은 소수 특권계급이 지배하는 과두제 가짜 민주주의 체제가 되었다. 정권교체는 가짜 민주주의다.
87년 이후 민주당의 주도로 민주화가 되었다는데, 이 사회의 다수를 차지하는 노동자에게는 실질적 민주주의가 이루어지지 않았다. 전태일 열사가 근로기준법을 지키라고 분신했는데, 민주화가 되었지만, 바뀐 게 없다. 작년에 건설노조의 양회동 열사가 정당한 노조활동을 했는데도 공갈범으로 몰리자, 이에 항의하며 분신했다. 민주화가 되었다는 세상에서 노동자는 기본적인 노동권을 쟁취하기 위해서 분신과 같은 극단적인 투쟁을 해야 한다. 노동자에 대한 손배소는 김대중 대통령 시절에 도입했고, 비정규직법은 노무현 대통령 시절에 도입했다. 이것은 민주주의가 아니라 가짜 민주주의이다. 노동자만 이런 처지에 내몰린 것이 아니다. 농민, 영세자영업자, 학생, 여성 등 다수를 차지하는 계급 계층이 똑같은 처지다.
헌법 제1조 제1항에서는 “대한민국은 민주공화국이다.”라고 밝히고 있고, 2항에서는 “대한민국의 주권은 국민에게 있고, 모든 권력은 국민으로부터 나온다.”라고 규정하고 있다. 대한민국 헌법 제정 제76주년을 맞이하여, 헌법 제1조의 뜻을 다시 한번 새겨본다. 87년 이후 정말 국민이 주인이 되었나? 백성 民, 주인 主, 이 나라는 진정한 민주주의 국가인가? (2024.9.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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