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논평] 즉흥적이고 단기적인 쑈에 치중하는 윤석열 정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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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건수
윤석열 정부의 좌충우돌과 설익은 정책으로 인한 혼란이 최근 더욱 빈번해지고 있다. 한국 정부가 6월 9일 오전 긴급 국가안전보장회의(NSC) 상임위원 회의를 개최하고, 북한의 오물풍선에 대항하여 군사분계선 일대의 확성기를 다시 설치하고 대북방송을 재개한다고 밝혔다. 북한의 오물 풍선 살포가 정전협정 위반이자 비상식적 도발 행위라는 점은 분명하다. 그러나 그 빌미가 된 대북전단 살포에 대해서는 손 놓고, 북한과의 적대적인 긴장을 고조시키는 데만 몰두하고 있다. 결국 안보현안을 국내 정치용으로 이용하고 있다고 볼 수밖에 없다.
또 조선과 러시아가 지난 6월 19일 포괄적 전략동반자 조약을 체결하자, 장호진 대통령실 국가안보실장은 “우크라이나에 대한 무기 지원 문제는 재검토할 예정”이라며 살상무기도 제공할 수 있음을 내비친 바 있다. 그러자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곧바로 “우크라이나에 살상무기를 보내는 건 아주 큰 실수”라고 반발하면서, 북한에 초정밀 무기 공급 가능성을 시사하며 맞불을 놨다. 한국과는 별다른 관계도 없는 우크라이나를 일방적으로 편들고 러시아를 적대하다가 이런 일이 벌어졌지만, 무비판적인 미국 추종외교를 반성하기는커녕 러시아와의 관계를 더욱 수렁 속으로 끌고 들어가고 있는 것이다. 결국 장호진 실장은 23일 한국방송(KBS) ‘일요진단’에 출연해 “러시아 측이 하기 나름이라는 것을 강조하고 싶다”고 말하며, 한발 물러섰다.
총선 이후 국정 지지율이 20% 이하로 추락하자, 윤석열 정부가 즉흥적이고 단기적인 쑈에 치중하면서 설익은 정책을 마구 내쏟고 철회하기를 반복하고 있다. 지난 5월 중순에는 중국 온라인 쇼핑몰을 통한 유해 제품 수입을 차단하기 위해 국가인증통합마크(KC)가 없는 80품목의 해외 직구를 금지하겠다는 계획을 발표했다가 사흘 만에 철회한 바가 있다. 작년 예산 편성 때는 “나눠 먹기식 연구 개발을 원점 재검토하라”는 윤 대통령 지시로 R&D 예산이 4조 6,000억 원 삭감되는 바람에 과학기술계 반발을 샀다. 그러더니 1년 만에 예비 타당성 조사까지 폐지해 내년엔 R&D 예산을 역대 최대 규모로 편성하겠다며 태도를 180도 바꿨다. 최근에 포항 영일만 일대에 최대 140억 배럴의 석유와 가스가 매장되어 있을 것이라고 대통령이 직접 발표한 것도 시간이 지날수록 의혹이 쏟아지는 등 설익을 것으로 결론 날 가능성이 점차 커지고 있다.
하루하루 정권을 연명하기 위해서 국민의 시선을 엉뚱한 곳으로 돌리기 위해서 안간힘을 쓰고 있는 것이다. 이런 식의 국정운영이 과연 얼마나 지속될 수 있을까? 정치권이 부패한 것은 참을 수 있지만, 무능한 것을 참지 못하는 것이 대한민국 국민이다. 무능을 넘어서 안보위기, 민생위기, 경제위기, 외교위기까지 불러들이는 정권을 과연 국민이 용납할까? (2024.7.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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