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논평] 안개 속을 항해하는 대한민국號


본문
- 2024년, 진보정치와 민중운동이 더욱 분투하는 한 해가 되자.
이건수
무역수지가 2년째 적자를 기록하고, 대중국 무역수지는 92년 대중 수교 이후 처음으로 적자로 바뀌었다. 모두 단시간에 해결될 수 없는 구조적인 문제이다. 미·중 패권 경쟁이라는 국제환경 속에서 발생한 무역수지 적자문제는 이제 대한민국의 경제가 근본적으로 전환하지 않을 수 없는 상황인 것을 웅변하고 있다.
북에서는 12월 26~30일 열린 노동당 중앙위 8기 9차 전원회의를 통해 남북관계를 ‘통일을 지향하는 특수한 관계’가 아니라 별개의 두 국가, 그것도 “적대적인 두 국가 관계, 전쟁 중에 있는 두 교전국 관계로 완전히 고착됐다”고 선언했다. 한반도에서 이제 남북한은 통일을 통해 하나의 국가를 건설하지 않고 별개의 국가로, 그것도 적대적인 전쟁위기 속에서 살아가야 하는 상황에 직면한 것이다.
대한민국은 이제 커다란 전환의 시대를 맞이하고 있다. 미·중 패권 경쟁이라는 소용돌이 속에서 그 진로가 매우 불투명하고, 심지어는 전쟁의 위험 속으로 점점 빠져들고 있다. 그 어느 때보다 정치권의 역량이 중요한 때다. 그러나 대한민국호는 안개 속을 나침반도 없이 항해하고 있다. 국가전략과 진로를 결정해야 할 정치권은 김건희와 이재명의 쌍특검, 4월 총선을 앞두고 이전투구에 빠져서 국가적 명운이 걸린 과제에 대해서 나 몰라라 하고 있기 때문이다. 거대 양당은 대한민국호를 책임질 자격을 잃은 지 이미 오래다. 그저 정권놀음으로 밤낮을 지새우면서 국민적 피로감을 높이고 있을 뿐이다.
윤석열 정권의 덮어놓고 미국을 추종하는 대외정책은 상황을 악화시킨 원인이자 앞으로도 더욱 화근덩어리가 될 문제 중의 문제다. 러-우전쟁, 이스라엘-팔레스타인 전쟁을 거치면서 미국과 서방의 위선과 제국주의적 행태가 전 세계적 공분을 사고 있다. 그러나 윤석열은 소위 ‘규칙 기반 세계질서’를 외치며 집단서방의 마름 노릇을 자처하고 있다. 그 결과는 2030년 부산엑스포 유치가 119대 29로 대패한 것으로 나타났다.
거대 양당이 잘하는 것은 오로지 새로운 정치세력의 싹을 죽이는 일이다. 거대 양당은 지금 진보정당과 새로운 정치세력의 진출을 봉쇄할 목적으로 선거법을 과거로 돌리려고 혈안이 되어 있다. 권역별 병립형 비례대표제도의 도입이 그것이다. 무능하고 뻔뻔한 자들이 자신들의 기득권을 지키는 일에만 유능한 것이다. 오늘날 국민의힘과 더불어민주당은 외세의 침략에는 전혀 대처하지 못하고 새로운 시대의 씨앗이었던 동학혁명을 짓밟으며 체제 유지에만 유능했고, 권력다툼에만 골몰했던 조선의 사대부들과 다를 바 없다.
2024년, 대한민국이 안개 속을 항해하고 있다. 정치권은 권력투쟁에 빠져 조타수 역할을 내팽개친 지 오래다. 새 술은 새 부대에 담아야 한다. 노동자 민중운동과 진보정치가 더욱 분투하는 한 해가 되자. (2023.1.16)

댓글목록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