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詩] 깔따구


2025-02-07 00: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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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문
조창익
모내기 끝난
논둑길을 걷는다
깔따구가 길을 막아선다
눈코입 할 것 없이
옷소매 바지 속 가리지
아니하고
온몸을 에워싸며
떼로 덤벼든다
팔을 휘젓고
눈을 감고 코를 막고
귀를 막아도 종횡무진
사방팔방에서 공격하는
깔따구 떼
참으로
괴로운 싸움 상대다
다 해도 눈은 감지 마라
잠시
코는 막고 귀는 막아도
눈을 감으면
갈 길을 잃는다
얼굴을 수건으로
뒤집어쓰고
눈을 똑바로 뜨고
몸을 곧추 세워
내 길을 가야한다
그래야 논둑길에서
넘어지지 않는다
채널을 돌리지 마라
그 놈이 그 놈이라며
깔따구같은 정치집단들의
환멸과 배신의 정치 앞에
자본독재
기울어진 운동장
거듭되는 농단 앞에서
그 놈들
보기 싫다고
야구로 축구로 골프로
스포츠로
트롯트로 채널을 돌리지 마라
똑바로 응시해라
무시로 덮쳐오는 깔따구떼
내 삶을 흔들고
앞길을 막아서도
사시장철 샛푸르른 소나무
대나무 숲길 사이로
싱그런 바람 한 자락
몰고오는
오월의 언덕에 서면
깔따구떼 스멀스멀
달아난다
하ㅡ
맞다
노동자들이
바람이다
영육을 빨아먹는
깔따구 떼
노동계급의 입을 한데 모아
투쟁으로
훅 불어버리자
해방의 언덕에 서서
다시
내일을 노래하자
혁명을 환호하자
*깔따구
ㅡ각다귀의 전라도 방언
ㅡ남의 것을 뜯어먹고 사는 사람을 비유적으로 이르는 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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