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사우디, 미국과 맺은 ‘페트로 달러’ 협정 만료선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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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형균
지난 9일 사우디아라비아와 미국 간 ‘페트로 달러’ 협정이 공식적으로 만료선언 했다는 소식이다. 사우디아라비아 측이 협정을 갱신하지 않기로 한 것이다. 이로써 페트로 달러 시대는 50년 만에 (Petrodollar) 막을 내렸다. 페트로 달러 체제는 1971년 미국의 고정환율제 붕괴한 이후, 1975년부터 원유대금을 미국 달러로만 결제하도록 한 시스템이다. 세계 각국에 원유를 판 중동 산유국은 달러를 미 국채와 금융시장 등에 다시 투자하는 이른바 페트로 달러 리사이클링을 구축했다. 이런 과정을 거쳐 페트로 달러 시스템은 더욱 공고해졌다. 이를 통해 미국은 달러의 기축통화 지위를 유지하고 세계 원유시장을 통제하는 힘을 확보했다.
화폐는 결국 신뢰를 기반으로 한 교환의 매개이기 때문에 확실히 믿을 수 있는 실물 자산과의 연동이 필요하다. 대표적인 실물 자산이 금과 은이다. 세계 대전을 치르며 미국은 대량의 무기 수출과 파괴된 유럽과 아시아 인프라건설 등으로 독보적인 경제적 지위를 확보했다. 각국은 상대적으로 안정적인 미국에 금을 보관하게 되는데, 미국은 전 세계 금의 70%를 보유하게 된다. 미국은 이처럼 막대한 자본을 바탕으로 금 1온스를 35달러의 금 태환 제도를 만들고 다른 화폐들을 달러에 고정했다. 이것이 브레턴우즈 시스템이고 이로써 달러가 국제 결제통화가 되었다.
페트로달러 시스템이 작동하면서 미국은 지속적인 무역적자를 운용해 왔고, 이는 대외순자산의 악화와 미국의 국가경쟁력 약화로 이어졌다. 이는 미국 내부에 불평등의 심화와 부채 문제가 점점 심각해지면서 지배계급 내부에 갈등이 이미 심화되었다. 빈곤의 심화는 어떤 방식으로든지 폭발할 수밖에 없는 지경이다. 미국은 장기 부채 끝에 와 있기 때문에, 공황구제를 위해, 돈을 찍어내면서 심각한 인플레이션을 일으키고 있다. 달러 수요는 감소하고, 결과적으로 인플레이션 상승, 금리 상승, 미국 채권 시장 약화로 이어지고 있다.
중국의 부상으로 강대국들 위주로 달러 의존도를 낮추고 있다. 달러, 유로화, 엔화, 위안화 등이 기축통화의 지위를 두고 경쟁하는 다극 체제로 진입했다. 그렇다고 달러가 기축통화로서 당장 사라지지는 않지만 약화될 수밖에 없다. 중국과 러시아 주도의 신흥경제국 모임인 브릭스(BIRICS)가 부상하고 있고, 세계 결제통화 시스템 구축을 추진하고 있기도 하다. 세계 정세는, 출구를 찾을 수 없는 자본주의, 자본의 축적위기는, 다극화된 제국주의 간 경쟁과 대립ㆍ전쟁 확대 양상 치닫고 있다. 핵전쟁을 통한 인류 절멸이냐, 혁명을 통한 역사 발전이냐의 귀로에 선 정세를 체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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