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동자계급-영세자영업자 동맹 투쟁으로 생존권을 지키자!


본문
김용화
플랫폼 노동은 디지털 플랫폼을 기반으로 이루어지는 노동을 말한다. 플랫폼 노동자들은 디지털 플랫폼의 중개를 통해서 일거리를 구하고 그 일거리를 통해 고객에게 상품을 제공한다. 그리고 배달앱, 즉 플랫폼으로부터 건당으로 수당을 받고 있다. 한국의 법률은 그들을 특정 기업에 속해 있지 않은 개별사업자로 규정해 놓고 있어서 디지털 특수고용직이라고도 불리고 있다. 지난 8월 매일노동뉴스 보도에 따르면 지난해 플랫폼 노동자 규모가 88만 3천 명으로 전체 취업자의 3.3%로 집계됐다고 한다. 이들 플랫폼 노동자들의 28%가 계약 없이 일한다는 서울경제 보도도 있고, 뉴스핌 보도에 따르면 고용노동부 추산 “지난해 노무제공자 사고사망자 83명... 전년대비 20명 증가했다”고 한다. 그리고 OECD 국가 중에, 한국은 근로자 10만 명당 8명이라고 수치를 내고 있고, 산재사고로 인한 사망률은 2005년 이전에는 1위였고, 이후에는 그나마 3위의 실정이라는 뉴스컷 보도도 있다. 각종 언론을 통해 알 수 있듯이 온라인 기반 노동자들의 산재 사고율은 갈수록 급증하는 것으로 조사되었다는 여러 보도도 있다.
그리고 국민일보에 의하면 배달 시장 규모는 지난해 기준 26조 4,000억 원에 이르렀고, 한 달에 한 번이라도 배달앱을 이용한 사람은 2,000만 명 안팎에 이르고 있다 한다. 월간 2,000만 명 이상의 손님을 꽉 잡고 있는 배달앱으로부터 자영업자들이 벗어나기란 쉽지 않다. 신규 서비스를 포함해 모든 서비스 이용 여부는 전적으로 개별 자영업자의 선택에 달렸다고 강조하지만, 이 계약 관계에서 우위는 전적으로 배달플랫폼이 차지하고 있고, 겉보기엔 ‘옵션’이지만 실제로는 사실상 ‘필수’인 선택지만이 놓여 있으므로 자영업자들 처지에서는 울며 겨자 먹기로 가입하게 되는 서비스인 것이다. 그리하여 영세업자들은 몰락의 위기에 내몰리고, 배달노동자들, 즉 플랫폼 노동자들은 엄청난 노동강도에 시달리고, 서민들은 외식 물가 급등에 허덕이는 바로 그때 시장 점유율 65%인 ‘배달의민족’은 사상 최대 실적을 올렸다. 한겨레 보도에 의하면, 음식배달 업계 1위 ‘배달의민족’은 지난해 7천억 원 가까운 영업이익을 올리면서 2년 연속 대규모 흑자를 냈고, 독일 모기업 딜리버리히어로는 ‘배민’ 인수 이후 4천억 원이 넘는 배당금을 가져갔다 한다.
지난 6월 21일과 7월 15일 배달노동자와 배달상점주들은, 배민·쿠팡 등 거대 플랫폼이 자신들과 같은 ‘을’들을 과도하게 착취하고 있다며 ‘배달플랫폼 갑질 규탄대회’를 열었다. 그러나 이에 아랑곳하지 않고 오히려 배민은 8월 9일부터 중개수수료를 6.8%에서 9.8%로 인상하겠다고 직격탄을 날렸다. 이는 현실이 되었다. 이에 반하여 지난 8월 30일에 서비스연맹 소속 배달플랫폼노조(이하 노조)가 ‘배달의민족’의 일방적 배달료 삭감에 맞서 8월 30일부터 B마트 배달거부 운동을 장기화, 전면화하겠다고 선포했다.
이렇듯 디지털 플랫폼을 지배하는 대자본이 플랫폼 노동자들의 노동력을 착취할 뿐 아니라 소상공인 영세자영업자들의 소득도 수탈하는 새로운 구조가 생성된 것이다. 이는 곧 지배 자본가계급이 IT기술 산업을 통째로 사유하고 있으면서, 스마트폰(앱) 등을 통해 피지배계급 일반에 대한 지배 자본가계급의 관리ㆍ착취ㆍ수탈이 이루어지고 있음을 의미한다. 그리하여 이 형태를 선취한 배달의민족이나 쿠팡이츠 등등 몇몇 업체들은 이미 초유의 이익들을 챙겨 독점기업으로까지 성장했다. ‘플랫폼 노동’ 역시 자본의 만족할 줄 모르는 탐욕에 복무하는 이 시대의 또 하나의 자본주의적인 노동형태인 것이다.
정부는 소상공인들의 저항이 극대화되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서 불똥을 피하듯 이런저런 ‘지원 정책’을 내놓기에 급급하다. 소상공인 전기요금 인하, 배달요금 지원 등을 위해 25조 원이라는 돈(세금)을 풀고, 고맙게도 대출 기간을 연장하겠다는 희망 고문과 같은 방책들을 발표했다. 그러면서 한 계급은 착취ㆍ억압하고 다른 계급들은 착취ㆍ억압당하는 계급 사회에선 결코 성립될 수 없는 ‘상생’을 떠들어 대고 있다. 또한 언론이나 평론가, (경제학) 교수 등등, 자본의 각종 나팔수님들은, 의도적인지 ‘선의(무지)’에서인지 딱히 알 수 없으나, 문제의 근본은 자본주의 자체인 것에 대해서는 단 한마디의 언급도 없이 ‘약자’를 위한답시고 연구 논문, 정책적 대안 등등 여러 말씀을 쏟아 내지만, 결국엔 정부와 독점기업을 옹호하며, 그저 ‘을’들의 부르짖음으로만 치부하는 듯하다.
독점기업과 정부에게 비정하다고 아무리 소리쳐보았자 소용이 없는 것은, 맑스가 ≪자본론≫ 어딘가에 썼듯이 ‘자본가란 인격화된 자본일 뿐이고, 노동자는 인격화된 노동시간일 뿐’인 것이 자본주의이기 때문에, 자본주의 사회는 비정함이 정상인 사회 바로 그것 아니겠는가? 원시공산제가 붕괴된 이후 시대적 성격에 따라 그 종류와 정도의 차이는 다르지만, (사회주의 사회를 제외하면) 피지배계급은 단 한 번도 비정하지 않은, 즉 착취와 억압이 존재하지 않은 세월을 살아 보지 못했다. 그렇기 때문에 행여나 저들에게 “비정함을 좀 거두시고 온정을 베풀어 달라”고 호소한들 무엇을 기대할 수 있겠는가? ‘비정’함은 저들이 거두는 것이 아니다! 영세자영업자ㆍ노동자계급이 동맹을 통한 강고한 투쟁으로 중지시켜야 하는 것이다!
배달의민족을 비롯한 독점체들은 플랫폼 노동자들의 노동력 착취와 영세자영업자들의 소득 수탈이라는 이중적인 시스템을 통해 자신들의 배만 불리고 있다. 배달앱 독점체 간의 이윤 확보를 위한 경쟁이 격해질수록 노동자계급을 쥐어짜는 시스템은 그들의 보호자 정부와 합작해서 더 교묘히 변화ㆍ발달할 것이고, 노동자들의 삶은 그만큼 더욱 간난(艱難)해질 것이다.
형식만의 개인사업자! 돈 많이 벌어서 건물주도 되고, 부동산 부자도 되고, 이자도 받는 부자가 되는 부르주아지를 꿈꾸지만, 그 대다수는 말 그대로의 무산자인 완전한 프롤레타리아 계급으로 전락ㆍ복귀할 것이다. 아무리 발버둥ㆍ몸부림쳐 봐도 그럴 것이다. 이 사회는 자본주의 체제이고, 이른바 ‘플랫폼 경제’는 그 최신의 착취ㆍ수탈 기구일 뿐이기 때문이다. 영세자영업자 혹은 반(半)프롤레타리아의 완전한 무산자, 프롤레타리아로의 전락. 이것은 자본주의적 생산의 일반적 법칙의 필연적 귀결이다. 즉 자본주의 체제가 존재하는 한, 최후의 역사적 계급 사회가 폐지되지 않는 한, 임금노동자든, 영세자영업자든, 기타 근로인민이든, 피지배계급 인민의 삶은 착취와 억압의 세월에서 벗어날 수 없는 것이다. 자본의 쇠사슬을 끊고 ‘노동이 삶을 위한 수단이 아니라 노동 그 자체가 제1의 삶의 욕구’가 되는 사회주의(공산주의) 사회의 건설만이 이 법칙을 저지하게 되는 것이다.
‘플랫폼 경제’에서의 ‘배달라이더ㆍ배달상점주’ 관계를 보자면, 물론 자본과 노동의 대립이라는 전제는 달라짐이 없겠지만, 몰락의 위기로 내몰리고 있는 자영업자들의 몸부림이 그동안 ‘최저임금 인상 반대’라는 일그러진 형태로 나타났다면, 플랫폼 영세자영업자들이 노동자들과 함께 ‘플랫폼 갑질 규탄대회’에 나서고 있는 지금 현재는, 수수료 인하 요구가 더 중점이 된 듯하다. 그리고 배달노동자들은 최저임금 적용은 고사하고 건당 수수료 책정에만 매달리는 형세인 듯하다. 그러나 지금은 플랫폼 배달노동자들과 영세자영업자들이 독점기업을 향해 함께 투쟁 결의를 모았다는 것을 중요한 정세 변화로 보아야 할 것 같다. 더 나아가 ‘배달라이더ㆍ배달상점주’ 결의 투쟁의 강화ㆍ발전을 위해 민주노총을 비롯한 선진노동자들은 지금 당장 이들의 투쟁을 지원하고 촉진해야 한다. 그 동력을, 플랫폼 노동자 전체로, 나아가 노동자계급 전체와 몰락의 위기로 몰리는 영세자영업자 전체로 모아, 생존권을 사수하고 더 나아가 자본주의 사회를 혁파하는 투쟁으로 나아가자! (2024.10.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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