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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우리는 일상으로 돌아 갈 수 없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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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동자신문
2025-04-08 16:31 113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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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문재훈 (서울남부노동상담센터 소장)



해고 투쟁의 대표 구호는 

원직복직이었다. 

하지만 정리해고 비정규직이 제도화 되면서 

원직복직은 비정규직이라는 지옥의 일자리로 

복귀라 아무 의미가 없어져버렸다.

정규직화 쟁취가 일부의 이익만 담은 

그런 못되기만 한 구호가 아니란 말이다. 


윤석열 탄핵 투쟁을 하면서 

자꾸 거스르는 구호가 있었다

일상으로 돌아가자 

일상을 회복하자 


나는 거리의 정치 

광장의 함성 

앉으면 응원봉 

서면 깃발이라는 거대한 행진이 

일상은 아니지만 

피곤하기만 한 그런 시간이라 보지 않는다 


정년퇴직을 하고 

아주 나이 든 선배 노동자들은  

한결같이 이렇게 말한다.

“그때 그렇게 힘이 들었는데 

지나고 보면 그때가 내 인생의 전성기야“

우리가 역사를 만들고 

우리가 현실 정치를 규정할 수 있는 

일상에서 벗어난 

그러니깐 도둑놈들에게 

내 민주를 위임하고 눈 감고 귀 닫은 것이 

일상이라면 그것을 깨는 것이 

역사이자 생의 전성이라는 말이다.


그리고 어제

안국동에서 파면 결정을 듣고 

꿀잠으로 와 고된 대청소를 하고 

동네에서 파면 승리 잔치를 하자는 걸

그것도 우리 사무실서 한다는데도 

고공농성 투쟁 중인 사업장 공동 문화제 행진을 

가지 않을 수 없었다. 


거기서 한 젊은 힘의 동지가 말을 한다. 


사람들은 파면 승리로 

일상으로 돌아갈 수 있다고 좋아합니다.

하지만 우리의 일상은 안온도 개선도 아니고 

다시 지옥의 현실을 마주하는 것입니다. 

그러니 우리는 일상으로 돌아갈 수 없습니다. 

일상을 구성하고 있는 현실을 혁파하지 않고는 

저기 공중에 둥지를 짓고 

하늘사람이 행복해 지기 전에는 

우리는 일상의 복귀가 아니라 

일상의 구조를 바꿔야 합니다.


그렇다 그 쉬운 유혹 

편안한 일상이란 이렇게 한계 맹점이 있다. 

저 날카롭게 빛나는 눈빛과 말이 

우리 시대 이후의 힘이 되기 바란다.


그런 하루가 참 길었지만 

더 길고 먼 앞길이 응원봉처럼 투명하게 

흔들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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