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속노조 거통고조선하청지회 김형수 지회장, 한화본사 앞 30미터 CCTV철탑 고공농성 돌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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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15. 거제통영고성조선하청지회 보도자료] - 강조는 편집자
금속노조 거통고조선하청지회 김형수 지회장
한화본사 앞 30미터 CCTV철탑 고공농성 돌입
― 노동조합 양보에도 한화오션의 상여금 인상 거부로 협의 결렬 ―
― 조선업 미래 위해 상용직 고용확대, 임금인상, 처우개선해야 ―
금속노조 거제통영고성조선하청지회(아래 ‘조선하청지회’) 김형수 지회장이 3월 15일(토) 오전 4시 서울 장교동 한화본사 앞 30미터 높이 CCTV 철탑에 올라 고공농성을 시작했습니다. 해를 넘겨 계속되어 온 2024년 단체교섭이, 노동조합이 전향적인 양보안을 제시했음에도 불구하고 원청 한화오션의 상여금 인상 거부로 끝내 결렬되었기 때문입니다.
조선하청지회는 한국 조선업의 품질을 책임지며 직접생산의 80% 이상을 담당하는 하청노동자를 다단계하청 물량팀이나, 저임금 이주노동자가 아니라 상용직 숙련노동자로 고용할 것을 핵심적으로 요구하고 있습니다. 조선업 초호황을 맞아 원청 조선소는 수천억 원의 흑자를 기록하고 있지만 하청노동자 저임금은 그대로인 까닭에 심각해진 인력난을 정부와 자본은 다단계하청 물량팀과 저임금 이주노동자로 채웠습니다. 그 결과 2016년 이전까지 전체 하청노동자의 70%를 차지하던 상용직 숙련노동자가 현재는 30%로 줄어들었습니다.
상용직 고용확대를 위한 핵심 요구는 상여금 인상입니다. 2016년 이전까지는 하청노동자도 연간 550%의 상여금을 지급받았습니다. 그러나 조선업 불황기에 상여금은 모두 삭감되어 제로(0)가 되었습니다. 조선하청지회는 2023년 단체교섭에서 상여금 50%를 겨우 회복했습니다. 그리고 2024년 단체교섭에서 연간 상여금 300% 지급을 요구했습니다. 그러나 파업투쟁이 장기화된 현실을 감안하여 현행 50%보다 어쨌든 조금이라도 인상시키자는 양보안을 최종 제시했습니다. 그럼에도 한화오션은 끝내 상여금 인상은 불가하다는 입장을 고수했습니다. 한화오션은 하청노동자의 사용자가 아니라는 말을 되풀이하는 것도 잊지 않았습니다. 한화오션이 상여금을 인상하지 않으면 어차피 단체교섭이 결렬될 수밖에 없다는 핑계를 대며 하청업체 대표들도 시종일관 단체교섭에 전혀 적극적이지 않았습니다.
조선하청지회는 단체교섭 연내 타결을 위해 2024년 11월 13일 천막농성을 시작했습니다. 그러나 한화오션은 구사대 100여 명을 동원에 천막을 부수고 폭력을 행사했습니다. 그래서 추운 겨울 48일 동안 노숙농성을 했고, 국회의원이 노숙농성장을 몇 번 다녀간 뒤에야 비로소 천막을 칠 수 있었습니다.
또한 단체교섭 타결을 요구하며 지회장이 23,일 부지회장이 49일 동안 단식투쟁을 했습니다. 부지회장 단식이 50일을 넘길 것 같자, 지역사회 원로들과 국회의원들이 한화오션을 방문했고, 한화오션 정인섭 사장도 “하청업체 대표들을 모아 빠른 시일 내에 교섭이 타결되도록 하겠다”고 밝혔습니다. 그러나 단식을 중단하자 곧 한화오션은 하청노동자의 사용자가 아니며 하청업체 단체교섭에 개입할 수 없다고 말을 바꿨습니다.
한화오션 선각삼거리에서의 농성과 파업투쟁이 123일을 맞습니다. 서울 장교동 한화본사 앞 천막농성도 68일째입니다.(3.15 기준) 어떻게 해서든 2024년 단체교섭을 마무리해야 한다는 마음으로 양보안을 제시했지만, 한화오션은 끝내 거부했습니다. 상용직 숙련노동자 고용을 확대하고 임금을 인상하고 처우를 개선해야 한국 조선업이 호황기는 물론이고 다가올 불황기를 극복하며 지속가능할 수 있다는 노동조합의 제안을 끝내 거부한 것입니다.
그렇다고 하청노동자의 삶과 미래를 포기할 수는 없습니다, 그래서 마지막 수단으로 고공농성을 시작합니다. 30미터 높이의 허공, 허리도 제대로 펼 수 없는 좁은 공간에서의 고공농성마저 장기화되지 않기를 바랍니다. 한화오션은 조금이라도 상여금을 올려야 한다는 조선하청지회의 양보안을 수용하고, 상용직 숙련노동자 고용확대를 통한 지속가능한 조선업의 길로 나아가기 바랍니다.
아울러 윤석열 파면 이후 새로 선출될 대통령과 새 정부에 요구합니다. 내란수괴 윤석열은 한화오션 하청노동자의 파업을 비선 명태균을 통한 불법개입으로 파괴하고, ‘노동시장 이중구조 개선’이라는 사기극으로 하청노동자의 저임금을 계속 유지했습니다. 새로 선출될 대통령과 새 정부마저 이 같은 윤석열의 길을 따라가서는 안 됩니다. “이대로 살 순 없지 않습니까”라고 외치며 자신을 0.3평의 철창 안에 스스로 가두었던 하청노동자에게 했던 약속을, 새 대통령과 새 정부는 뒤늦게라도 지켜야 할 것입니다.
또한, 노동조합법 2조, 3조가 반드시 개정되어야 합니다. 조선하청지회가 하청노동자의 실제 사용자인 한화오션과 직접 단체교섭을 할 수 있고, 원청 한화오션이 하청노동자의 사용자로서의 책임을 회피하지 못하도록 해야 합니다. 하청노동자가 더 이상 고공에 오르지 않아도 되도록 국회와 새 정부가 책임을 다해 주기 바랍니다.
2025년 3월 15일
금속노조 거제통영고성조선하청지회
고공농성에 돌입한 김형수 지회장이 전하는 말
지금 시각 3월 15일 오전 4시 저는 깊은 고민 끝에 한화본사 빌딩 앞 철탑 위에 올랐습니다.
건너편엔 전태일 기념관이 보입니다. 저 멀리 남산타워와 세종호텔로 가는 길목엔 국가인권위 건물이 보입니다. 30미터 높이에 바람이 불어 흔들리지만, 천막농성장에서는 높아 보이던 한화빌딩이 낮게만 느껴집니다.
470억 손배소송에 2022년 51일 파업투쟁 항소심 재판을 앞두고 이런 선택을 결행하는 것은 더는 물러설 수 없다는 결의입니다. 민주노총의 이름으로, 금속노조 조합원으로서 내린 결단입니다.
왜 하청노동자는 차별을 받아야 합니까? 조선업 불황이 오면 하청노동자에게 희생을 강요하며 구원자가 되어 주기를 요구하다가, 수천억의 흑자를 내면 떡고물 조금 던져주고 모든 것을 다해준 것처럼 말합니다.
2022년 51일 파업 당시나 한화가 인수한 지금이나, 우리는 약속을 지키라고 이야기합니다. 윤석열 정부는 임금격차 해소와 이중구조 개선을 약속했습니다. 그러나 약속은 내팽개쳐졌습니다. 윤석열은 명태균이 구속기소된 날 느닺없는 계엄을 선포했고 지금 파면을 앞두고 있습니다. 인과응보입니다.
우리는 한화에 요구합니다. 그리고, 우리의 요구는 간단합니다.
약속을 지키라는 겁니다. 차별을 하지 말라는 겁니다. 죽음의 현장을 삶의 현장으로 바꾸라는 겁니다. 하청노동조합을 인정하라는 겁니다. 어느 요구 하나 정당하지 않은 요구가 없습니다. 거통고조선하청지회는 차별 없는 세상, 비정규직 없는 세상, 모든 노동자의 실질적 노동3권을 위해 투쟁하겠습니다. 함께 합시다.
그리고, 이 시간을 빌어 우리 말벌 동지들께 정말 감사하다는 말씀 드립니다. 저 아래에는 그 추운 날 함께 만든 연대투쟁호도 보입니다. 말벌 동지들이 있어 그 추운 겨울을 버틸 수 있었습니다. 고맙습니다. 투쟁!
금속노조 거제통영고성조선하청지회장 김형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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