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국주의 대한민국(2)


본문
이현숙
제국주의 대한민국 만세! : 세계 7위의 ‘해외 금융자산 강국’
<조선일보> 기사를 보자.
우리나라가 해외에 가지고 있는 금융자산이 순자산(자산에서 부채를 뺀 것) 기준으로 1조달러를 돌파했다. 독일, 일본, 중국 등에 이어 세계 7위의 ‘해외 금융자산 강국’이 된 것이다. (최아리 기자, “서학개미의 힘···해외 금융자산 1조달러 첫 돌파, 독일, 일본 등 이어 세계 7위”, <조선일보>, 2025.2.28.)
2013년까지만 해도 한국은 빚쟁이 국가였다. 한국인이 외국에 보유한 자산보다 외국인이 국내에 깔아둔 돈이 더 많았다. 2014년을 기점으로 달라지기 시작했다. 삼성전자가 베트남에 공장을 짓는 등 기업들이 직접 투자를 늘렸고, 국민연금은 해외 주식, 채권, 부동산 등에 본격적으로 투자하기 시작했다. 개인 투자자들도 고수익을 노리고 해외 투자에 눈을 돌렸다. 물건 팔아 돈을 벌던 국가가, 자본을 해외에 풀어 돈을 버는 국가로 진화한 것이다. (김정훈·이혜운 기자, “빚쟁이 국가서 11년 만에 세계 7위 채권국으로”, <조선일보>, 2025.2.28.)
레닌은 다음과 같이 쓴다.
제국주의의 앞날에 대한 ‘전반적인’ 열광, 제국주의에 대한 광적인 변호와 최대한의 미화, 이것이 바로 현시대의 특징이다. (p. 145. 레닌, <제국주의론>, 남상일 역, 백산서당, 1988. 이하 p.00은 모두 이 책의 페이지를 말한다)
필자는 위의 신문기사에서 제국주의에 대한 “열광”을 본다. 단지 파쑈언론만의 문제가 아니다. “고수익을 노리고 해외에 투자하는 개인 투자자들”, 즉 이른바 “서학개미” 열풍이 보여주듯이, 사회 ‘전반적인’ 문제라는 데 그 심각성이 있다.
먼저 “순대외금융자산”이라는 개념을 살펴보자.
☞ 순대외금융자산
국내 거주자의 해외 주식, 채권 등 투자액인 대외금융자산에서 외국인의 국내 주식, 채권 투자액을 뜻하는 대외금융부채를 뺀 값이다. 순대외금융자산이 크다는 것은 한국인이 해외에 투자한 금융자산이 외국인이 한국에서 사들인 금융자산보다 많다는 뜻이다. (김정훈·이혜운 기자, 같은 기사.)
예를 들어 보자. 미국자본이 100억원을 한국에 투자한다. 한국자본은 100억원을 베트남에 투자한다. 이 경우 순대외금융자산은, 100억(한국인의 대외금융자산) - 100억(외국인의 한국투자액) = 0원이 된다. 자산으로부터 오는 수익을 보자. 연리 5%라면 한국은 5억원을 베트남에서 번다. 그리고 미국자본은 5억원을 한국에서 번다. 한국은 국내에서 미국자본에게 5억원을 잃는다(?). 그래서 대외금융자산에서 나오는 수익은 5억-5억 = 0원이 된다. 외국에서 번 것을 국내에서 잃는 것으로 보인다. 즉 대외금융자산에서 오는 (순)수익은 0원이 되는 것처럼 인식된다.
이러한 개념에서 나오는 “순대외금융자산”이라는 용어는 다음에 근거하고 있다고 생각된다; 한국의 총자본은 한국사회 내부의 모든 부, 즉 사회적·자연적 부(인적·물적 자원), 이미 존재하는 부와 생산되고 생산될 부, 그 모두를 소유하고 있다(물론 자본의 환상이지만, 상당 부분 현실이기도 하다). 미국과 베트남의 총자본도 각각 자국 내의 부를 소유하고 있다고 전제된다. 그래서 한국에서 미국자본이 착취한 부는 한국 총자본의 입장에서는 손실이 된다. 반대로 베트남에서 착취한 것은 수익이 된다. 그 결과 순수익은 0원이 되고, 양국에서의 자본의 착취는 은폐된다.
국제적 문제를 세계총자본과 세계총노동의 대립의 관점으로 보자. 미국자본은 한국에서 100억원을 투자하여 5억원을 착취한다. 이것은 한국자본에게 손실이 아니고, 미국자본의 자본주의적 의미에서 정당한 소유이다. 한국자본은 100억원을 베트남에서 투자하여 5억원을 착취한다. 즉 세계 총자본 200억원이 세계 총노동(한국과 베트남의 노동자들)을 10억원 만큼 착취한 것이다. 0원이 아니라 10억원이 중요하다. 그래서 “대외금융자산”을 다룰 때, “대외금융자산”과 “대외금융부채” 모두가 중요하다.
이때 미국자본(100억, “대외금융부채”)은 한국근로인민에게 제국주의 자본이 된다. 한국자본(100억, “대외금융자산”)은 베트남 근로인민에게 제국주의 자본이 된다.
현황: “대외금융자산”과 “대외금융부채”
한국은행의 자료(보도자료: 2024년 국제투자대조표)를 이용해서, “해외 금융자산”을 살펴보자. 아래표는 한국은행 자료의 “대외금융 자산현황”을 필자가 간략하게 정리한 것이다.
2) 외환보유액 총액을 계상
2024년 2조 4,980억 달러의 “해외금융자산”의 내역은 다음과 같다. ⓵ 직접투자: 삼성전자, ㈜현대차 등이 해외에 공장을 지을 때 투자한 금액이다. 주식회사의 형태로 투자하기 때문에 “해외금융자산”으로 분류한 것으로 생각된다. ⓶ 증권투자: 주식이나 채권(회사채, 국채) 등의 형태로 국민연금, 개인 등이 투자한 금액이다. “파생금융상품”도 이 범주에 넣을 수 있을 것이다. ⓸ 기타투자: “대출, 무역신용, 현금및예금” 등이다. “대출, 현금및예금” 등은 국내은행들이 주요한 주체일 것이다. 무역신용은 물론 산업자본의 상품무역에서 주로 발생할 것이다. ⑤ 준비자산: 외환보유액을 말한다.
대외금융자산과 부채 현황을 보자. “한국은행, 표:대외금융자산·부채 현황”을 필자가 간략하게 정리했다.
대외금융부채 1조 3,958억달러이다. 한국 노동자를 착취하는 제국주의 자본을 확인하자.
한국은행 같은 자료에서, 그림: “대외금융자산·부채 추이”에서 보면, 대외금융자산이 1990년대부터 서서히 증가하다, 2000년부터 다소 가파르게 증가한다. 그러다가 2010년을 전후하여 급격하게 팽창한다. 즉 1990년대부터 과잉자본이 발생했고, 1997년 한국의 경제위기(“IMF사태”)와 2000년 미국경제위기(”닷컴버블붕괴“)로 더욱 증가하고, 2007년 세계경제위기(“글로벌 금융위기”) 이후에 폭발적으로 증가한 것으로 볼 수 있다. 즉 한국은 1990년대부터 제국주의적 행보를 시작하고, 본격화한 것은 2007년 세계경제위기 이후이다.
제국주의 본질 : 과잉자본의 수출과 외국의 근로인민 착취
레닌은 <제국주의론>에서 자본수출을 “제국주의 가장 본질적인 경제적 토대 가운데 하나(p. 134)”라고 강조한다.
전적으로 자유경쟁이 지배적이었던 구자본주의의 전형은 상품수출이었다. 그러나 독점[자본]이 지배하는 자본주의의 최근 단계의 전형은 자본수출이다. (p. 92. 강조는 레닌, [삽입]은 인용자)
자본은 왜 수출되는가? 독점자본은 국내에서 독점이윤을 획득하여 거대하게 팽창한다. 독점이윤·독점가격은 중소자본가와 소자산가를 포함하여, 국민 대다수를 몰락시키다. 빈곤한 대중은 소비할 수 없고, 거대하게 축적된 독점자본은 투자할 곳이 없어진다. 과잉자본이 발생하고, 이것이 수출된다.
레닌을 보자.
... 자본 축적이 엄청난 규모에 달한 소수의 극히 부유한 나라들이 독점적 위치를 갖게 되었다. 선진국에는 막대한 ‘과잉자본’이 생겨났다. ...
자본주의가 자본주의로 존재하는 한 과잉자본은, 그 나라 대중의 생활수준을 높이는 데 이용되는 것이 아니라 ─ 왜냐하면 그렇게 할 경우 자본가들의 이윤은 하락할 것이므로 ─ 후진국에 자본을 수출함으로써 이윤을 높이는 데 이용된다. ... 자본수출은 수많은 후진국들이 이미 세계 자본주의적 교역에 편입되었다는 사실 때문에 가능해진다. ... 또한 자본수출의 필요성은 몇몇 나라에서 자본주의가 ‘과잉성숙’되어 있으며, (농업의 후진성과 대중의 빈곤으로 인해) ‘유리한’ 투자영역을 찾을 수 없다는 사실에서도 나온다. ...
... 자본수출은 20세기 초에 비로서 막대한 양에 달했다. [제1차 세계대전] 전쟁 전 [영국, 프랑스, 독일] 3대 주요국이 외국에 투자한 자본은 1,750억 내지 2,000억 프랑에 달했다. 적게 잡아 연리 5%로 계산해도 이 총액으로부터의 수익은 해마다 80-100억 프랑에 이르게 된다. 이것이 곧 세계의 대다수 나라와 민족에 대한 제국주의적 억압과 착취의 토대이며, 한 줌밖에 안 되는 부유한 국가들의 자본주의적 기생성의 토대이다. (pp. 93-95. 강조는 인용자)
자본수출로 발생하는 거대한 수익(이자·배당금 혹은 이윤), “이것이 곧 세계의 대다수 나라와 민족에 대한 제국주의적 억압과 착취의 토대”이다. 즉 독점자본주의에서의 제국주의란 자본 수출을 통한 외국 근로대중의 착취(경제적 토대)가 그 본질이다. 억압은 이를 위한 도구(정치적 상부구조)이다. 착취에 저항하는 근로인민들을 억누르기 위해서, 구식민지 시대에는 제국주의가 직접 통치했다. 신식민지시대인 최근에는 억압을 현지 권력이 대행해준다.
위에서 제시한 “IMF자료: 세계주요국의 순대외금융자산 순위”에서 중국: 5조2490억 달러(중국+홍콩), 독일: 3조 7075억, 일본: 3조 5866억, 한국 1조 1023억 등이다. 물론 더욱 중요한 총대외자산(해외채무를 무시한 자산)은 훨씬 클 것이다. 중국: 5조2490억 달러에 대해, 레닌처럼 연간 5%의 수익으로 계산해 보자. 2,624.5억 달러가 된다. 한국의 2024년 외환보유액 4,156억달러의 63%에 해당하는 금액이다. 이 거대한 수익(이자 혹은 이윤), “이것이 곧 세계의 대다수 나라와 민족에 대한 제국주의적 억압과 착취의 토대”라고 말할 수 있겠다. 독일, 일본, 한국 등도 같다.
한국과 같은 정치적으로는 약소국이 미국, 인도 같은 강대국에 투자하여, 근로인민을 착취한다. 즉 그들 국가의 인민에 대해 제국주의가 된다. 이것이 가능한 이유는 무엇일까.
첫째, 자본주의 경제의 특수성, 즉 자본주의적 착취방식의 특수성이다. 봉건국가나 노예제국가가 제국주의가 되려면, 해당 식민지 국가를 정치적으로 직접 지배해야 한다. 봉건제국주의 국가의 경우 식민지의 정치권력을 장악하여, 농노들의 생산물을 폭력, 즉 “경제외적 강제”를 통해서 빼앗아야 한다. 노예제라면 폭력으로 노예를 잡아와야 한다. 두 경우 모두 해당국가를 정치적 군사적으로 장악하거나, 적어도 강력하게 복속시켜야 한다. 그러나 자본주의적 착취는 “경제외적 강제”가 없다. 경제적 방식 자체에 의해서, 외국의 근로인민을 착취하는 것(제국주의의 본질)이 가능하다. 국가는 “재생산의 일반적 조건(사유재산 보호)”을 지켜준다. 따라서 이 부분을 현지 권력과 결탁하여, 이양할 수 있다.
둘째로, 세계 총노동을 세계 총자본이 착취하는 제국주의 세계질서에서, 미국, 중국, 독일, 일본 등 제국주의 강대국이 최상층을 차지하고 지배한다. 국가별로 조직된 독점자본가집단들 사이의 지배질서(지배와 종속), 그리고 미제의 폭력이 제국주의 세계질서, 결합된 세계 총자본의 운동을 유지하는 결정적 힘이다, 당연히 가장 커다란 부가 상층부에 돌아간다. 이러한 “제국주의 사슬”, 혹은 “제국주의 피라미드”에서, 한국 등등의 작은 제국주의 강도(한국의 독점자본가집단)는 거대 제국주의 강도(미국의 독점자본가집단)에게 상납하며 생존하게 된다.
제국주의의 기생성과 노동운동의 타락
일본과 한국의 경우, <조선일보> 기사를 보자.
◇무역수지가 악화됐을 때도 이자·배당으로 경제 버팀목
일본이 그랬다. 일본의 지난해 무역수지 적자 폭은 3조8990억엔(약 37조원)이다. 그러나 해외 이자·배당까지 감안한 경상수지는 29조6215억엔(약 280조원) 흑자다. 과거처럼 일본이 무역에서 많은 돈을 벌지 못하지만, 해외 자산에서 벌어들이는 돈을 뜻하는 소득수지가 40조엔(약 380조원) 흑자를 기록했기 때문이다. 3조달러가 넘는 일본 순대외금융자산의 힘이다.
한국도 마찬가지다. 지난해 1~11월 한국이 해외 투자로 벌어들인 돈이 266억달러에 달했다. 수출로 벌어들인 상품수지 흑자(1000억달러)만큼의 효자는 아직 아니지만, 고질적인 서비스수지 적자(237억달러)를 충분히 메울 정도는 됐다.
지난해 일본은 “해외 자산에서 벌어들이는 돈을 뜻하는 소득수지가 40조엔, “지난해 1~11월 한국이 해외 투자로 벌어들인 돈이 266억달러(약37조원)”이다. 상품수지 흑자의 약 27%에 달한다.
레닌의 글과 비교해보자.
홉슨은 ... 이렇게 쓴다. ‘... 제국주의는 ... 투자가들에게는 커다란 이익의 원천이다. ... 영국이 전체 대외무역과 식민지 무역, 수출과 수입의 중개수수료로 벌어들이는 연간 수입은 ... 1899년의 경우 ... 1800만 파운드에 달한다. 이 액수가 아무리 많다고 하더라도, 그것만으로는 영국의 침략적 제국주의를 설명할 수 없다. 그것은 바로 투자된 자본으로부터 나오는 9,000만─1억 파운드의 수입, 곧 금리생활자의 수입으로 설명되는 것이다.’
금리생활자의 수입은 세계에서 가장 큰 무역국이 대외무역에서 벌어들이는 수입의 5배에 달한다. 바로 이것이 제국주의와 제국주의적 기생성의 본질이다. (pp. 134-135)
”투자수입“으로 놀고먹는 “제국주의적 기생성”은 한국사회에서도 다양하게 나타난다. 힘든 육체노동은 60-70세대나, 외국인 노동자가 하고 있다. 얼마 전 필리핀 “가사 도우미” 수입(?)이 화제가 되었다. 제국주의 기생성의 단적인 표현이다. 너도나도 “부자 되겠다”고 나라 전체가 도박판이다. 주식, 환투기, 부동산투기(경매), 도박 등등. 금리생활자의 대열에 끼지 못하는 빈곤계층은 절망하여, 금리생활자들은 환락에 도취하여 마약과 흉악범죄가 급증한다. 가장 심각한 것은, 레닌이 주목했었던 제국주의 독점자본의 독점이윤에 매수된 노동계급의 상층부(대공장 정규직)와, 이로 인한 노동(노조)운동의 타락이다. 한국사회의 전반적 타락, 사치와 빈곤, 무기력, 절망, 약자에 대한 폭력 등등 만연한 유행병은 “자본주의의 ‘과잉성숙’”과 그 하나의 표현인 제국주의에서 그 원인을 찾을 수 있다.
제국주의 미국
제국주의로 호가 난 미국의 자본수출입은 어떠한가. IMF자료에 의하면 2020년 “순대외금융자산”이 –14조 달러가 된다. 이 자료만 가지고는 수출된 자본의 양을 알 수는 없다. 가령 20조달러를 수입하고 6조달러를 수출하였다면, 6조달러에 대해서는 분명하게 제국주의가 된다. 한국의 경우에 주요은행은 미국·영국 등의 이른바 “금융강국” 은행자본의 지배 하에 있다.
[2019년 11월] 6일 금융권에 따르면 6대(KB국민‧신한‧우리‧KEB하나‧SC제일‧한국씨티은행) 시중은행의 외국인 지분율은 지난달 30일 기준 평균 71.61%다... 은행별로 보면 외국계 은행인 한국씨티은행과 SC제일은행의 외국인 지분율이 각각 99.8%, 100%였다. 씨티은행은 미국 씨티그룹 산하의 COIC(씨티뱅크 오버씨즈 인베스트먼트 코퍼레이션) 소속이다. SC제일은행 역시 영국 스탠다드차타드금융의 SC동북아(SC NEA)가 지분 전체를 보유하고 있다.
이들 은행을 제외한 시중은행의 외인 평균 지분율은 57.4%다. 이마저도 최근에 민영화가 이뤄진 우리은행(31.07%)이 평균값을 낮춘 결과다. KB국민은행은 모기업인 KB금융의 외국인 지분율이 66.76%에 달한다. 이어 KEB하나은행이 66.70%, 신한은행이 65.17%다. (문룡식 기자, <이지경제>, “국민‧하나‧신한 등 시중은행, 간판만 ‘토종?’…외인 지분 60%↑→배당금 2조 투척”, 2019.11.6.)
최근에는 외국인 지분이 더욱 늘었다. 2023년 자료에 의하면 국민은행: 74%, 신한: 63%, 하나: 72%, 우리: 40%이다.
여기서는 –14조 달러의 의미만을 생각해보자. 14조달러의 빚을 외국에 지고 있다는 의미이다. 그러면 미국 근로인민이 그만큼 외국자본에게 착취를 당하는가?
“빚도 재산이다.” 미국이 그만큼의 국제적 신용을 가지고 있다는 의미이다. 이것이 세계를 경제적 정치적 군사적으로 지배하는 힘이 된다. 예를 들어 한국의 국민은행은 자본가들을 포함한 전체 국민에게, 예금의 형태로, 거대한 빚을 지고 있다. 은행이 신용이 있기 때문에, 국민들은 돈을 맞긴다. 은행이 장악하여 통제하는 거대한 빚, 거액의 돈은 한국 사회 전체를 지배하는 힘이 된다. 즉 사회적 힘을 극소수의 이사진이 사적으로 장악하는 것이다. 은행의 신용은 자기자본과 정부가 보증하고 있다. 물론 환상적인 것이다.
미국이 국채로 빌린 돈은 군사비로 사용되며, 전세계를 억압·파괴하고 있다.
월스트리트를 통해 증권투자형식으로도 빌린다. 여기는 거대한 도박판이다. 판돈의 향방은? 추론해보자. 먼저 14조달러 중에서 4조달러를 미국의 거대금융사(상업은행, 투자 은행, 각종 펀드)가 장악한다. 이들이 세계금융시장을 지배하고, 신용이 가장 강력하기 때문이다. 그래서 너도나도 이들에게 돈을 맡기는 것이다. 4조달러를 흡수한 소수의 거대 금융사들은 이른바 “선진 금융기법(야바위)”으로, 흩어져 있는 10조달러를 삼켜버린다. 거대한 상어는 작은 물고기뿐 아니라 작은 상어도 삼켜버린다.
그러면 미국의 신용은 어디서 나오는가? 과거의 영국처럼 “세계의 공장”으로서 잉여가치를 화폐형태로 축적했기 때문인가? 그렇치 않다. 기축통화로서의 달러가 결정적이다. 한국의 국민은행이 빚(예금)을 갚을 수 있어, 혹은 갚을 수 있다고 국민들이 생각해서, 신용이 생긴다. 미국도 어떠한 빚이라도 갚을 수 있다. 중앙은행이 지폐를 무한정 찍어내어 갚는다. 구제금융, 양적 완화, 미국채의 무한정 매입 등등에서 알 수 있다. 물론 기업과 은행 등을 파산시켜 빚을 떼어먹기도 한다. 그렇다고 미국에 대들 국가는 없다.
미국연준이 통화량을 2배로 팽창시켰다고 하자. 다른 조건이 같다면, “달러가치”는 절반이 된다. 중국이 2조달러를 외환보유금으로 가지고 있다면, 이제는 실제 가치로는 1조달러가 된다. 1조달러의 가치는 미국중앙은행이 새로 발행한 달러로 이전한 것이다. 그 달러는 물론 미중앙은행이 쥐고 있고, 그 금액은 2조달러(“실제 가치”는 이전의 절반인 1조달러)이다. 미국이 전세계를 수탈하는 방법이다. 그러나 언제까지 가능할 것 같지는 않다. 거대한 붕괴가 필연적이다.
레닌은 위의 글에서 금리생활국가로서의 영국을 거론하고 있다. 당시는 금본위제도였다. 따라서 파운드화로 표현된, 수출하는 화폐자본의 가치는 비교적 안정적이었다. 무한정으로 통화를 찍어내어 세계를 수탈할 수는 없었다. 그런대도 영국의 기생성을 지적하고 있다. 불환통화제도를 가진 오늘날 미제국주의는 기생성이라는 표현으로 부족하다. 기생충은 숙주의 피해를 최소화하고, 공존을 모색한다. 암덩어리는 모든 것을 먹어치우고, 독소를 내뿜고, 덩치로 눌러, 숙주를 파괴한다. 결국 자신도 파괴된다. “미제=암덩어리”가 적당하다. <끝>
※ 제국주의 대한민국 (1) 글 보기 (크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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